촉각
캥거루 프로그램
캥거루는 태반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불완전하기 때문에 새끼를 낳자마자 육아낭이라고 하는 주머니 속에서 키운다. 캥거루는 3, 40일 만에 새끼를 낳는데 막 태어난 새끼는 2.5cm 크기에 1g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으로 치면 아주 작은 미숙아를 낳는 셈이다. 새끼는 어미의 주머니 속에 있는 젖을 먹으면서 4kg이 될 때까지 4, 5개월간 육아낭 속에서 자란다.
그리고 육아낭에서 나올 때에는 다른 동물들의 새끼와 다름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독립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이 같은 캥거루의 양육방식처럼 엄마 뱃속에서 다 자라지 못하고 세상에 나온 아기를 24시간 동안 가슴에 품고 접촉하면서 키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컬럼비아의 '캥거루 엄마들'이다.
갓 태어난 미숙아를 인큐베이터가 아닌 엄마, 아빠의 품에서 키우는 캥거루 프로그램은 정서적인 안정감을 찾게 해주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아기를 품에 안음으로써 부모와 피부 접촉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체온을 나누고 부모의 심장박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컬럼비아에서는 캥거루 프로그램이 보편화되어 있다. 피부 접촉으로 아기를 키우는 것이 인큐베이터에서 키우는 것보다 낫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아기와의 접촉이다. 24시간 동안 아기를 계속 안고 있지 않으면, 아기의 몸에서 바로 반응이 나타난다.
태어난 지 35주째인 작은 아기 페르네의 경우, 캥거루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매일 20g씩 꾸준히 늘던 몸무게가 주말 동안 조금도 늘지 않았다. 부모가 아기를 안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모가 안아주지 않으면 아기의 성장도 멈춘다. 그만큼 캥거루 엄마들에게는 많은 노력과 인내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컬럼비아의 많은 여성들이 캥거루 엄마가 되기를 원하는 이유는 아기를 안고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엄마가 된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 아기는 엄마의 피부와 접촉함으로써 자궁에서의 기억을 되살린다.
인큐베이터 대신 캥거루처럼 안아주면 아기는 엄마의 소리를 듣고 엄마를 느끼고 엄마의 채취를 맡는다. 이외에도 신경시스템이 더 잘 만들어지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미숙아는 뱃속에서 그런 것들이 다 만들어지지 않은 채 태어났기 때문에 자궁에 있을 때와 비슷한 모습으로 안겨져 있는 캥거루 자세에서 신경시스템이 더 잘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인큐베이터 방식보다 감염도 적고 잘 자란다고 한다.
실제로 캥거루처럼 엄마의 품에서 자란 아이들이 인큐베이터에서 자란 아이보다 건강하고 빨리 자란다는 보고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캥거루 프로그램은 이내 컬럼비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24시간 아이를 품고 있어야 하는 캥거루 프로그램은 가족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며 특히 아빠의 체온도 아기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무척 중요하다. 아빠의 체온이 엄마보다 높기 때문이다. 온 가족이 사랑으로 미숙아를 키우는 컬럼비아의 캥거루 프로그램은 지난 1999년 교황 요한바오르 2세로부터 감사의 상을 받기도 했다.
엄마와 24시간 접촉을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발달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이는 접촉의 힘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마사지의 효능
피부는 해로운 빛과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고 비타민D를 합성한다. 또한 인체에서 가장 큰 기관인 피부에는 촉각을 전달하는 수용기가 있어 외부의 온도, 촉감, 압력, 통증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누군가가 나를 만질 때 기분이 좋거나, 아프거나 간지럽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피부에 있는 촉각 수용기가 그 자극을 감지하여, 척수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촉각은 우리가 엄마 자궁 속에 자리잡으면서부터 생겨나는 최초의 감각기관이다.
이 최초의 감각기관을 통해 아이들의 뇌가 발달하고 성장한다. 그래서 생애 첫 3년의 접촉은 때로는 기적과도 같은 일을 만들어낸다. 1970년대부터 접촉에 대해 연구해오고 있는 마이애미 의과대학, 이곳 신생아실에서는 인큐베이터에서 자라는 미숙아들에게 하루 세 번 15분씩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마사지 등 접촉을 통해 피부가 자극을 받게 되면 피부 전체에 퍼져있는 촉각 수용기에 의해 그 자극이 감지된다. 그 정보는 곧바로 척수 신경을 뇌로 전달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 몸에 퍼져있는 미주신경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미주신경이 활성화되면 주로 우리 내장기관의 운동이 활발해지는데, 특히 위장이 활동을 증가시켜 소화를 촉진시킨다. 그 결과 마사지를 받은 아기들이 더 빨리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사지가 미숙아의 체중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효과를 발휘함을 알아냈다. 특히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들이 마사지 치료를 받으면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아토피 초기 단계인 아이들의 경우, 땀이 날 정도로 피부를 계속 문질러주면 증상이 많이 호전된다고 한다. 접촉 자극을 많이 받아 피부가 단련된 아이들은 자체적으로 외부의 균을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질러서 좋아지는 것은 아토피 초기 단계에 피부가 건조해졌을 때만 가능하다.
아이들의 피부가 건조해 지는 이유는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의 기회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아이들끼리 놀면서 술래잡기나 씨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피부가 단련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엄마들이 그 역할을 대신해주어야 되는데,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 건강 (0) | 2022.06.30 |
---|---|
모유의 힘 (0) | 2022.06.26 |
후각의 힘 (0) | 2022.06.22 |
식초의 효능 (0) | 2022.06.20 |
고추 매운맛의 신비 (0) | 2022.06.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