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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의 힘

해피now 2022. 6. 22.

후각

후각의 힘

 

마틴 브레스트 감독의 영화 '영화의 향기'. 이 영화는 보고 난 이들에게 과연 '여인의 향기'가 무엇인가 하는 한 가지 의문점을 던져준다. 이 영화에서 알 파치노가 맡은 프랭크는 사고로 시력을 잃은 후 성격이 괴팍해져, 가족마저 외면하는 퇴역장교다. 비록 앞을 볼 수 없는 프랭크이지만 그에게는 신기한 재주가 하나 있다. 바로 향기만으로 여인의 출신이나 특징을 알아맞힐 정도로 탁월하게 발달한 후각이다. 물론 영화는 삶의 참다운 가치란 곧 사람의 '향기'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우리는 주변에서 프랭크의 경우처럼 눈의 감각이 상실되면서 다른 감각이 더욱 발달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특히 후각은 만지는 것보다 더욱 빨리 인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훨씬 예민한 감각기능일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의 후각을 지배하는 냄새란 무엇인가? 냄새는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차원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뇌손상으로 후각기능을 상실한 한 남성은 그 깨달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대개,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향기의 중요성을 의식하지 못한 채 그저 숨을 들이쉴 따름이다. 어떤 계기로 후각기능이 손상을 입은 다음에야 비로소, 행복감을 느끼는 데 있어 후각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우주가 열리고 있는 21세기. 우주여행에 대한 기대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우주선 창밖으로 보이는 지구를 감상하면서 식사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근사하다. 그런데 이런 한정적인 분위기에서 먹게 될 먹음직스러운 음식에서는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 맛 또한 지구에서 먹었던 그대로가 아니다.

 

무중력 상태에서 생활하는 우주인들은 냄새를 제대로 맡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식욕까지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후각은 냄새입자들이 날려 퍼지면서 코로 들어와 느껴지는 감각이다. 그런데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는 냄새 입자가 코로 깊숙이 들어오지 못하므로 후각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모세혈관의 압력이 증가해서 코에 염증이 생기는 것도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만약 하루 동안 냄새를 전혀 맡지 못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냄새를 맡으면 냄새 입자들이 코의 끝부분에 있는 황갈색 점막에 닿게 되는데, 이곳이 후각신경의 말단 가지들이 뻗어 나와 있는 후각 수용기다. 여기서 감지된 냄새는 곧바로 후각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되어 어떤 냄새인지 파악된다. 그런데 후각을 마비시킨 경우는 후각 수용기가 마취약이 묻어있는 거즈로 막혀있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상태다. 후각을 마비시키면 향을 맡지 못한다. 맛도 마찬가지였다.

 

왜 냄새를 맡지 못하면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음식물의 냄새 입자는 코로 전달될 뿐만 아니라 음식물을 씹고 삼킬 때 입 뒤로 후각 수용기에 전달된다. 이 향이 맛의 7, 80%를 좌우하는 풍미다. 풍미가 뇌로 전달되어야만 무슨 맛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데, 후각에 이상이 생기면 풍미를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음식의 맛 또한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미각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실제로는 후각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향기로 건강을 지킨다!

 

누구나 좋은 향기를 맡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프러포즈를 할 때 흔히 꽃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한다. 역사항 이성을 매료시키기 위해 꽃향기를 아주 적절히 이용했던 대표적인 여성은 아마도 클레오파트라일 것이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로마의 실력가 안토니우스를 유혹하기 위해 연회장과 침식 바닥에 무릎이 빠질 만큼 장미를 두텁게 깔고, 벽에도 장미를 넣은 망사주머니를 매달아 두었다.

 

결국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의 사랑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어쩌면 클레오파트라가 시대의 영웅들을 매료시켰던 것은 그녀의 높은 코가 아니라 후각을 활용하는 능력 때문이었는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클레오파트라뿐만 아니라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향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해왔다.

 

특히 고대 이집트인들은 매우 사치스러운 목욕 문화를 즐겼는데, 목욕할 때 근육을 이완시키고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바로 '향기'를 이용했다. 향기로운 장미 꽃잎을 물에 가득 띄우거나 향기 나는 오일로 마사지를 하곤 했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아노마테라피의 시초인 셈이다. 요즘은 우리 주변에서도 향기로 건강을 지키려는 모습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라벤더 오일의 살균효과

 

라벤더 오일은 숙면을 취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피로를 풀어주고 심신도 안정시켜준다고 한다. 라벤더로 건강을 지키고 있다는 디뉴 사람들의 말처럼, 과연 그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까? 라벤더 오일을 사용한 경우에는 살아있는 세균의 수가 오일의 농도에 따라 현저히 줄어드는 반면 컨트롤(대조) 오일의 경우에서는 살아있는 세균의 수가 어느 농도에서도 차이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라벤더 향은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숙면효과를 취하도록 도와준다. 좋은 냄새가 주는 자극은 변연계를 변화시켜 기분이나 감정 역시 좋게 만들고, 호르몬을 분비시켜 온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어준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은 환자들의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암 환자들에게 한 달 동안 향기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꾸준한 관찰을 통해 입증하였다.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암 환자들에게 한 달 동안 향기치료를 실시하고 매주 삶의 질 척도를 체크해본 결과 환자들의 불안이나 긴장이 50% 정도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전반적인 삶의 질도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대부분의 암 환자들이 호소하는 호흡곤란과 불면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었다.

 

이처럼 어떤 냄새를 맡느냐에 따라 뇌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어떤 향기인지에 따라 기억의 흐름도 달라진다. 좋은 향기는 아름다운 추억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우리 몸도 변화시킨다. 제일 좋아하는 향기를 맡으면서 가벼운 우울증이나 피로를 풀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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