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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유혹 미각 두번째 이야기

해피now 2022. 6. 19.

미각

 

잘못된 미각이 비만을 부른다!

 

사람이 느끼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 등의 미각은 인간에게 맛의 즐거움을 가져다주지만 사람마다 맛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위험한 질환을 부를 수도 있다.

현재 비만 인구가 많은 미국에서는 미각과 비만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쓴맛의 비밀이 초관심사다.

 

뉴저지 주립대학에서 40대 여성 50명을 검사해본 결과, '프로프'라는 쓴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그룹은 선천적으로 달고 기름진 음식을 좋아해서 쓴맛에 민감한 그룹에 비해 체질량 지수(BMI)가 7 정도 높았고 체지방도 10% 높았다.

지금까지 밝혀진 미각의 유전적인 차이는 병적인 비만이 아니라 약간 비만이 경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섯유두 수가 적어서 미각에 둔감한 넌테이스터인 사람들이 과체중이 될 위험성이 높은 이유는 알코올음료를 더 많이 섭취하고 단맛을 좋아해서 단 음식과 고지방 음식을 더 많이 먹기 때문이다. 더피 교수는 쓴맛에 대한 민감도와 알코올 섭취량에 대해 연구한 결과, 쓴맛에 둔감한 사람의 연간 알코올 섭취량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달고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고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버섯유두 수가 적고 쓴맛에 둔감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음식을 짜게 먹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짠 음식을 오랫동안 즐겨 먹으면 짠맛에 대한 미각이 둔해지면서 점점 더 짠 음식을 찾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식습관은 고혈압이라는 만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짜게 먹는 민족일수록 고혈압의 유병률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01년도에 미국에서 조사된 보고에 따르면 하루에 소금 섭취량을 6g 이하로 제한했을 경우 한 달 뒤에 수축 혈압이 10 정도 떨어지는 것이 증명되었다. 선척적이거나 환경적으로 잘못 형성된 미각은 비만, 고혈압 등 치명적인 질환을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산의 미각을 지켜라!

 

일본의 핫토리 영양 전문학교의 교장이 지난 20년간 신입생의 미각 테스트를 실시해오는 과정에서 젊은이들의 미각이 점점 퇴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 학교에서는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단맛, 짠맛, 쓴맛, 신맛 그리고 우마미 맛까지 농도를 4단계로 나누어 미각 테스트를 했다. 여기서 우마미맛이란 4가지 기본 맛 외에 MSG 같은 인공감미료에 들어있는 감칠맛을 말한다.

 

가장 낮은 단계에서 5가지 맛을 모두 구별할 수 있었던 학생이 20년 전에는 50%였던 것에 비해서 최근에서 27%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핫토리 교장은 이 원인이 '투성이 음식'과 '뿔뿔이 식'에 있다고 말한다. 투성이 음식이란 햄버거처럼 여러 가지 음식이 하나로 섞여 있는 음식을 말하고, 뿔뿔이 식이란 함께 식사를 해도 각자 자기 음식만 먹는 식습관을 가리킨다. 투성이 음식이나 뿔뿔이 식으로 먹다 보면 혀가 계속해서 단조로운 맛만 느껴 미각이 퇴화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의 입이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지면 미각은 점점 퇴화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들의 성분을 살펴보자. 햄버거와 함께 먹는 토마토 케첩은 4분의 1이 설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스크림은 전체 무게의 약 23%가 설탕, 하나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인 27g에 가깝다. 약 13%가 설탕인 탄산음료는 하나만 마셔도 26g의 설탕이 흡수된다. 또 이온음료는 하나면 그 반이 섭취된다.

 

가공식품에 들어있는 소금함량은 어느 정도 일까? 피자 한 조각에는 1300mg, 더블버거 하나에는 900mg의 나트륨이 들어있다.  피자 한 조각에 햄 세 조각만 곁들여 먹어도 세계 보건기구 권장량인 5g의 소금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어릴 때 체득된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선천적인 선호도와 합쳐져 아동기에서 성년기까지 거의 평생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슬로푸드 운동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브라는 패스트푸드에 반대하면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의 중심지다. 제1호 슬로푸드 레스토랑인 보콘디비노 에서는 생산지를 알 수 없는 재료나 먼 거리를 수송해온 재료는 쓰지 않는다. 요리의 생명은 신선한 재료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요리는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슬로푸드 운동은 각 지역 전통재료와 제철에 나는 재료를 이용해서 만들어내는 음식에 가치를 부여한다. 콩을 재배하는 시기에는 콩을, 호박이 나는 시기에는 호박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제철의 재료를 이용한다는 것은 최상품의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브라 사람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며 식사하는 즐거움을 최대의 가치로 여긴다. 현재 40여 개국에 약 7만 명의 회원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슬로푸드 운동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슬로푸드 운동가들은 산업화된 음식으로부터 우리의 미각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좀더 전통적인 식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는 오랜 정성과 시간을 들여 만든 음식을 천천히 오랫동안 즐기는 것이 미각을 잃지 않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슬로푸드 운동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패스트푸드의 홍수로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각 나라의 고유한 전통음식들에 관한 자료를 방주 안에 보존하자는 것이었다.

 

그 대부분이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만 만들어지는 치즈, 와인, 전통주, 전통음료, 발효식품들이나 멸종되어가는 과일과 곡식들 그리고 독특한 방식들로 만들어지는 전통요리들이다. 언젠가 우리의 된장이나 김치도 이 방주에 들어가게 될지 모른다.

 

미각은 우리 몸이 올바른 길로 항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강 나침반과 같다. 미각이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이 검증해준 다양한 전통음식들, 신선한 재료가 지닌 고유의 맛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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