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어떤 병인가?
치매는 추억을 잠식한다.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의 약 10%가 치매에 시달리고 있고 80세 이상의 노인들 5명 중 1명이 치매로 고통을 겪고 있다. 예전에는 치매를 '노인네가 고령으로 망령이 난 것' 혹은 '부끄러운 질환' 정도로 여겨왔다. 그러나 고령사회가 되면서 치매는 암, AIDS와 함께 3대 질환의 하나이자, 나이 들어 걸리고 싶지 않은 가장 두려운 병으로 꼽히고 있다.
때로는 잘 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는 말도 있다. '망각'이 신의 선물이라고도 한다. 아무리 괴롭고 힘든 일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그 기억은 잊혀진다. 하지만 한 인간의 모든 기억이 망각 속에 감금당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망령난 노인네'라는 멍에를 지고 자산의 존재조차도 잃어버린 채 생을 접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무서운 질병인 '치매'다.
치매는 어떤 병인가?
치매는 노인반(뇌세포의 검버섯으로 독성이 있는 단백질)과 신경섬유다발이 신경세포를 죽여 뇌조직이 점점 줄어드는 질환을 말한다. 우리 뇌가 정상적으로 활동을 하려면 우선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치매나 혼돈상태가 된다. 신경세포가 기능을 잃거나 죽어 없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외부로부터 유입된 독성물질 때문에 신경세포가 간접적으로 사멸되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신경세포내에 이상 단백질들이 쌓여서 세포 내 물질의 유동이 원활하지 못하여 신경세포가 말라죽는 경우도 있다.
치매는 알츠하이머가 4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고 혈관성 치매가 35%, 그밖의 원인으로 인한 치매가 25%를 차지한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때문에 더 유명해진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뇌세포가 자연적으로 파괴되면서 생긴다. 이 경우 치매에 걸렸다고 해서 반드시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매가 왔다고 하더라도 평균적으로 8~10년은 생존한다. 반면 혈관성 치매는 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그 부분의 뇌조직이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에 유발된다. 한마디로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치매가 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독일인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의 이름을 따서 붙인 병명이다. 1906년 알츠하이머 박사는 당시로는 매우 희귀한 뇌신경질환으로 생각되는 병을 앓다가 사망한 여자의 뇌조직의 병리학적 변화를 관찰하여, 특징적인 병리소견들을 발견한 것이다. 알츠하이머는 뇌 안에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라는 두 가지 독성 단백질이 과다하게 쌓여 생긴다. 타우 단백질은 신경세포 안에서 신경섬유다발을 만들고 베타 아밀로이드는 신경세포 밖에 쌓여 노인반을 생성한다. 이 독성 단백질 때문에 신경세포가 죽는 것이다.
알치하이머의 첫번째 증상은 가벼운 건망증이다. 그 이후 병의 진행에 따라 언어구사력, 이해력, 읽고 쓰는 능력 등의 장애가 발생한다. 결국 알츠하이머에 걸린 환자들은 불안해하기도 하고, 매우 공격적이 될 수도 있으며, 집을 나와서 길을 잃어버리고 거리를 방황할 수도 있다. 치매 환자는 기억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미 증상이 시작되었어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족들의 세심한 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치매의 원인 중에서 두 번째로 흔한 것이 혈관성 치매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진 것이 원인이 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반복되는 뇌졸중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혈관성 치매 환자들은 인지능력 등 정신능력이 조금 나빠졌다가 회복되고, 또 갑자기 다시 상태가 나빠지는 식의 단계적인 악화 양상을 보이곤 한다. 팔, 다리 등에 마비가 오거나 언어장애, 구동 장애 또는 시야장애 등도 흔히 나타난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뇌졸중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고 뇌졸중을 조기에 발견하여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도 있고 치매증상 없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예방이 가능하고 악화를 억제할 수 있는 혈관성 치매라 하더라도 이미 중증으로 진행된 다음에는 근복적이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초기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매 경고 증상 10가지
최근 정보를 잊어버리는 등 기억력이 떨어진다.
익숙한 물건의 사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
단순한 단어가 기억나지 않는다.
동네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등 방향감각이 없어진다.
판단력이 떨어진다.
돈계산 같은 단순한 일에 어려움을 느낀다.
물건을 엉뚱한 곳에 놓는다.
의심하거나 두려워하는 등 성격 변화가 있다.
이유 없이 울거나 화를 낸다.
멍하니 TV를 보거나 잠을 많이 자는 등 수동적이 된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운동과 식생활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혈관질환을 잘 조절할 경우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성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치매 극복을 위한 전문가들의 노력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지만 완벽한 치매 치료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때까지는 치매의 위험 요소를 줄이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만 한다. 치매를 예방하거나 혹은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상생에서의 방법은 역시 운동과 식이요법이다.
치매를 예방하는 데 가장 좋은 운동, 그중에서도 신경정신과 의사들이 가장 권하는 것은 걷기다. 걸으면 뇌의 집중력을 자극해 뇌가 줄어드는 것을 막아주고 세포의 노화를 방지해준다.
치매의 원인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관리하지 않는 고혈압과 비만이다.
혈액 속의 호모시스테인은 콜레스테롤이나 흡연처럼 혈관을 손상시키는 물질이다. 이 수치가 중요한 이유는 호모시스테인이 증가될 경우 치매에 잘 걸리기 때문이다. 혈관성 치매의 중요한 위험인자인 호모시스테인을 쉽게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비타민 B군인 엽산을 섭취하는 것이다. 혈액검사 결과 호모시스테인이 증가되어 있으면 엽산 복용으로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떨어뜨리는 것이 치매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엽산은 많이 먹어도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
엽산은 식품을 통해서 섭취할 수 있는데 아주 짙은 색깔의 시금치, 근대, 아스파라거스 같은 푸른색의 채소에 많이 들어있고, 콩 종류에는 강낭콩과 완두콩에 많다. 또 소와 닭의 간에도 많이 들어있으며 과일 중에서는 오렌지나 바나나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대부분 값비싸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상생활 속에서 조금만 신경을 써서 골고루 먹는다면 충분히 엽산 섭취가 가능하다.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수용성 비타민의 특징을 고려하여 되도록 조리하지 말고 섭취하도록 한다. 만약 조리를 하더라도 살짝만 익혀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처럼 운동, 식습관 등이 치매 예방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극적인 조기 검진과 약물 복용 등 꾸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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