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의 효능
토마토의 나라 이탈리아
이탈리아 남부 카프리 해안은 바캉스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한 가지 이색적인 풍경은 모두 토마토 마사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결같이 "시원하고 기분 전환이 되며 부드럽고 건강한 피부가 된다"라고 말한다. 이탈리아에서는 토마토를 '포모도르' 즉 황금의 사과라고 부른다.
이탈리아 남부 해안의 칼바니코 마을에서 노인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고 유쾌하다. 평균 연령이 75~85세인 고령자들이다. 그리고 이 마을에는 93~95세의 최고령자도 많이 있다. 노인들의 점심식사는 풍성하고 토마토가 들어간 야채 위주의 음식들이다. 이탈리아의 자랑인 아름다운 항구 나폴리가 속해 있는 이탈리아 남부지방의 평균수명은 이탈리아의 다른 지역이나 유럽보다 길다. 그래서 노년층의 비율이 높다.
나폴리 근교의 토마토 연구소에서는 다양한 품종의 토마토들이 선별 관리되고 있다. 종류만 해도 50가지도 넘는다. 샐러드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푸른 토마토 소렌토, 종류가 다른 토마토와 교배해 만든 뉴텐트, 가장 일반적인 붉은 토마토와 체리 토마토 등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전통적으로 붉은 산마르치아노 토마토의 인기가 가장 높다. 길쭉한 모양의 진한 붉은빛이 특징인 산마르치아노. 이탈리아인들은 토마토의 붉은색이 자연의 에너지로 비유되어 붉은 토마토를 먹을수록 건강하고 더 오래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산마르치아노를 최상급 토마토로 여긴다. 산마르치아노 토마토는 삶아서 껍질을 벗기고 갈아서 소스를 만들어 주로 섭취한다.
이탈리아인들은 이러한 토마토 소스를 동반 식품이라 부를 정도로 애용한다. 가장 특이한 것은 토마토를 저장식으로 먹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토마토장을 만들어 식료품 창고에 따로 저장한다. 장으로 저장된 소스는 파스타 등 모든 요리에 사용되며, 산마르 치아노 토마토는 천연 글루타민산 함량이 보통 핑크색 토마토에 비해 높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인공조미료 소비량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토마토는 지난 200년 동안 이탈리아인의 가장 중요한 영양 공급원의 하나였다. 특히 최근 성인병 예방 효과로 주목을 끌고 있는 지중해식 식단의 중요한 구성식품이다. 지중해식 식단이란 포도주와 채소, 올리브 오일 등 지중해에서 재배되는 여러 가지 과일과 채소로 꾸며진 식단을 말한다. 이 지중해식 식단의 최고 주인공은 단연 토마토이다.
왜 토마토는 건강에 도움을 주는가?
이탈리아 남부의 경우 토마토 소비량이 북부의 두 배에 달하는데 위암과 대장암 등 소화기 계통의 암 발생률은 현저히 낮다. 소화기 계통의 암 이외에 최근 남성들에게 늘고 있는 전립선암도 토마토를 많이 먹으면 예방된다고 한다.
붉은색과 노란색 위주의 채소에는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가 함유되어 있는데, 토마토는 카로티노이드류 식품 가운데 가장 강력한 상산화효과를 지니고 있다. 항상화, 즉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카로티노이드 계열 채소에는 호박과 당근 등도 포함된다. 중요한 것은 색이 선명할수록 우리 인체 내에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토마토의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어떻게 노화를 억제할까.
푸르던 나뭇잎이 가을이면 붉게 물들어 떨어지는 것을 살펴보자. 푸른 잎은 태양광선을 이용해서 광합성을 한다. 그런데 광합성을 하는 도중에 활성산소라는 유해산소가 발생하고, 이것 때문에 식물의 잎은 시들고 마르게 된다. 즉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작용은 노화를 뜻한다.
식물은 이러한 산화작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붉은색 색소를 지닌 카로티노이드를 합성하게 되는데, 가을철 단풍이 불게 변하는 이유도 바로 카노티노이드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단풍은 나무의 노화를 막기 위한 조물주의 방어작용이라는 해석이다.
토마토도 여름 내내 푸른색으로 여름광선에 시달리고 뜨거운 태양광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아주 특별한 카로티노이드, 즉 아주 붉은색의 리코펜을 만든다. 토마토가 만들어내는 리코팬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항산화물질로 평가되며, 이는 노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인간도 토마토처럼 세포로 이루어진 생물체이며, 토마토의 리코펜은 사람의 세포에도 강력한 노화억제 작용을 지닌다. 그러나 인간은 토마토처럼 스스로 리포펜을 합성하지 못하므로 음식의 형태로 섭취해야 한다.
활성산소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산소로 태워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신진대사 부산물이다. 이것은 스트레스 등 건강에 나쁜 생활습관을 지닌 사람일수록 몸 안에서 자주 발생한다. 활성산소를 만드는 또 하나의 원인은 햇볕의 자외선이다. 그런데 이탈리아인들은 호주, 미국 등 다른 북미 국가들보다 기후적 특성상 자외선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피부질환 발생률은 서구인 가운데 최저수준이다.
토마토는 어떻게 먹어야 하나
토마토는 다른 채소나 과일과 달리 날로 먹는 것보다 익혀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토마토를 가열하거나 올리브 오일을 첨가하는 것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리코펜은 토마토의 단단한 섬유질 조직 안에 분포해 있는데 열이 가해지면 토마토 조직이 물러지면서 올리브 오일이 쉽게 침투한다. 그리고 리코펜은 물보다 기름에 녹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서 올리브기름에 쉽게 녹아 나온다. 따라서 토마토와 올리브기름을 함께 섭취하면 몸속으로 리코펜이 더 쉽게 흡수된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토마토의 리코펜은 같은 양이라도 가열해서 으깬 뒤 기름을 첨가하면 우리 몸에 9배나 더 흡수가 잘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토마토 속의 핵심성분인 리코팬을 가장 효율적으로 흡수하는 방법은 기름 등으로 조리해 익혀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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